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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만성병’ 아토피   12
  2006-02-16 16:58:19   2911
 
아토피, 4세 이하 18%가 고통 ‘국민 만성병’

정부가 아토피성 피부염 등 환경성 질환을 올해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키로 한 것은 이를 더이상 방치할 경우 ‘국민 만성병’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실제 의료계와 아토피성 질환자들 사이에서는 “아토피성 질환이 1950~60년대 결핵처럼 국민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다”는 불만이 적잖게 나오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4세 이하 영·유아의 18%가 각종 아토피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엔 아동뿐 아니라 성인들 사이에도 이 질환이 급증하고 있어 우리 국민의 3%가량이 아토피성 질환자라는 조사가 있다.


이같은 통계는 병·의원 등을 통해 건강보험공단에 청구된 아토피성 질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실제 아토피 질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계 추산에 따르면 아토피와 천식 치료에 매년 1천7백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각종 건강식품 구입과 전문 클리닉 방문비용을 포함하면 연 5천억원 이상이 ‘아토피 비용’으로 지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건강업체 관계자는 “건강식품과 화장품 등에 ‘아토피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안내문이 없으면 판매가 안될 만큼 이 질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권용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최근에는 영·유아뿐 아니라 성인과 노년층에도 질환자가 늘고 있어 아토피 질환에 시달리는 국민이 전체 인구의 10%선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부 이상숙씨(39)도 “같은 또래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을 만나보면 아이들 상당수가 중증이든 경증이든 아토피성 피부염과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을 앓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아토피 질환은 특히 서울과 인천, 부산 등 대도시와 공업지역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서울YMCA가 서울지역 유아교육기관 28곳의 6세 미만 아동 866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41.7%인 361명이 아토피 증상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또 23.6%인 204명이 천식을 앓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대도시의 아토피 질환율이 농촌보다 훨씬 높다는 것은 결국 환경오염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추정을 가능케한다.

아토피 질환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일부 선진국은 환경기준을 환경오염에 취약한 어린이를 기준으로 설정해 환경성 질환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숲속 등 환경이 좋은 곳에서 아토피 치료를 받고 환경성 질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아토피 스쿨’을 운영하기도 한다. 경향신문 2006-02-13


아토피, 가족들도 ‘죽을 맛’

아토피 환자인 7살 난 딸을 두고 있는 회사원 조모씨(40)는 아이 병 치료에 월 평균 30만원이 든다. 외국제품인 항산화제를 비롯, 먹는 약과 바르는 약 등 병원에 갈 때마다 5가지의 처방을 받아들고 나온다.

하루에 2포씩 먹고 발라야 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속이 찢어지는 듯하다. 여기에다 아토피를 잡으려면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한다고 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일절 못먹게 한다. 아이스크림, 초콜릿, 과자는 입에도 대지 못하게 한다. 어쩌다 여러 가족이 모이는 곳에서 다른 집 아이들이 과자를 먹을 때 내 아이만 못먹게 하려면 조씨 마음은 터질 것만 같다.

조씨 딸은 3년전 피부에 진물이 갑자기 생기면서 아토피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 처음 갔을 땐 이것 저것이 필요하다고 해 1백만원가량 들었고 이후 아이의 아토피 치료비는 집안 가계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필수 지출 요소가 됐다.

조씨는 아이의 아토피 치료비를 낼 때마다 “왜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직장에서 매달 건강보험료를 꼬박꼬박 내지만, 정작 필요한 질병에서 보험적용을 받지 못한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질병 치료약이 아니고 건강보조식품으로 분류돼 있어 보험적용이 안된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아파서, 질병 치료 때문에 먹고 바르는 데 왜 건강보조식품이란 말인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원 김모씨(42)는 2000년 봄 가족회의를 거쳐 서울 강남에서 경기 분당으로 이사키로 했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12) 때문이었다. 김씨는 “물걸레질 할 때마다 덕지덕지 묻어나오는 시커먼 기름먼지와 소음 등에서 벗어나야 아이가 아토피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이사온 지 6년여가 지난 지금 아이의 아토피는 상당부분 호전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토피는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고 성장기 때 몸에 가려움증을 달고다니다 보면 성격도 급해지고 신경질적으로 변하게 된다”며 “이에 따른 정신과적 치료도 함께 받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아토피 질환 치료약 대부분이 보험 급여 항목으로 지정돼 있으나 일부 면역강화제나 건강보조식품 등은 치료가 아닌 예방적인 차원의 식품 또는 의약품이어서 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환경성 질환의 치료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200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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